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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나무, 정신건강의학과
2021. 9. 18. 14:06
조현병의 증상들로만으로는 충분히 파괴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생략).... 전문가 사이에 무가치해보이지만 강력한 장벽 하나를 더 세워놓았다. 그 잔인한 농담은 질병인식불능증(anosognosia) 이라는 것이다.
이는 자신을 통찰하는 능력이 가로막혀있음을 암시하는 그리스어 단어로(글자 그대로는 '앎이 없음'을 뜻한다), 자기 정신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잘못된 확신을 가리킨다. 질병인식불능증은 정신증의 생리학적 부산물에서 기인하며 조현병 환자의 50퍼센트, 양극성장애 환자의 40퍼센트에게 발생한다. 질병인식불능증은 신체 주변에서 들어오는 감각 정보를 해석하는 두정엽의 능력을 교란한다.
결국, 정신질환자를 보살피는 일의 미래는 우리 모두의 깨달음에 달려 있다.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우리의 형제자매가 지역사회에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재건을 위해서도 함께할 수 있는 잠재적 파트너라는 사실을, 또한 그들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데 꼭 실패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오히려 그들이 스스로 행복한 삶을 즐기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하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 그들의 욕구, 그들의 이야기, 우리 삶에 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이웃이 내민 손길에 응답하는 그들의 능력은 병든 사람 자신은 물론 우리 이웃들까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살면서 건강한 삶, 적절한 지원을 받는 삶, 보람 있는 삶을 꾸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정신질환자를 만난다. 그들의 노력은 우리에게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충동, 바로 쓸모 있는 존재가 되고자 하는 충동을 되찾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사회적 분투, 소비에 대한 집착, 냉소주의, 권태, 고립에서 벗어나 쓸모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원천임을 다시금 소중하게 깨닫는 것이다.
- <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론 파워스 (지은이), 정지인 (옮긴이) > 중에서